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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임시작합니다. 1-90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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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날 부모님이 버츄얼VR이라는 일명 가상현실게임기기를 사주셨다.여러 게임들이 있지만 평소 영화도 게임도 뭣도 하지 않던 나는 겜돌이 오빠에게 게임을 추천받았다.

    평소라면 뭐 물어보면 짜증부터 내었을 오빠가 왜일까 게임 이야기를 물어보자 방긋방긋 웃으면서 순식간에 자기 VR에서 게임을 선물로 사주었다.

    오빠의 호의가 의심스럽고 뭔가 낚인 느낌이지만 일단 방긋방긋 웃으면서 튜토리얼 보스만 깨보라며 내 머리를 쓰다듬는 오래비의 정강이를 차버리고는 내방으로 돌아와서 그 사이에 설치가 완료된 게임을 실행한다.

    고글을 머리에 끼우고 침대에 드러누워 잠깐 눈을 감았다가 뜨니 화면이 아니라 뭐랄까 이불을 뒤집어썼을 때의 느낌의 어둠이 눈을 가리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고글을 벗으려는 순간 내 얼굴에 고글이 없다는 것을 깨닿고는 내가 게임에 접속했다는것을 알수 있었다.

    뭐야 이겜 뭔가 설명도 없고 눈앞만 까많잖아?

    짜증을 내며 손을 휘두른 순간 달칵, 하고 눈앞의 어둠이 밀리는 느낌이 들었다.상자 안에 지금 내가 들어있는 상황인건가?

    양손을 들어 낑낑대며 내가 들어있을 뚜껑을 열어제끼자 여전히 사방이 어둡긴 하지만 흐릿하게나마 주변의 형체들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누워있던건 낡아 보이는 석관이였다.

    그리고 내가 누워있던 석관을 둘러싸듯이 여러 형체의 조각상들이 있고 그 사이에 누가봐도 저리로 나가라는 듯한 붉은색의 문이있었다.

    몸을 일으켜 검과 방패를 든채 포즈를 취하고 있는 조각상앞에 다가간 순간 눈앞에 누가봐도 이질적이기 그지없는 창이 떠올랐다.

    [직업 '전사'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직업선택 과정이였구나 생각없이 일단 다른 직업들은 나중에 해보자는 식으로 생각하면서 고개를 끄덕이자 내 앞에 있던 조각상을 제외한 다른 조각상들이 일제히 기기긱 소리를 내며 뒤돌았다.

    ...삐진건가?

    근데 직업을 선택했는데 뭔가 달라진것은 없다.상태창은?무기는?방패는?인벤토리같은것도 없어?모르겠다.일단은 반응없는 조각상을 뒤로 하고 나는 붉은색의 문을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문안에 들어가자 알아서 붉은색의 문이 턱, 하고 자동적으로 닫겨졌다.

    사방에서 불길이 타올랐다.정확히는 벽에 걸려있던 횃불들에 일제히 불이 붙은것이지만 적어도 계속 어둠속에 있었던 내게는 그렇게 느껴졌다.

    거대한 덩치의 남자가 중앙에 말없이 양팔을 낀채로 포즈를 잡고 가만히 서있는게 보였다.전신이 회색빛의 조각상인것처럼 보이는 남자였다.

    어라 진짜 조각상인건가?

    조심스레 다가가자 조각상인줄만 알았던 남자의 전신에서 회색빛 잿가루가 한순간에 일제히 떨어지며 남자가 기지개를 키듯이 팔을 풀고는 허리춤의 거대한 돌검을 꺼내었다.

    갑작스런 상황에 내가 머리 위세 물음표만 잔뜩 띄우고 있으려니 느릿느릿하게 쿵쿵대는 소리를 내면서 다가온 남자의 머리위로 작게 글씨가 떠올랐다.

    [구원을 기다리는 자 '카셀']

    ...이 남자 몬스터여?

    검이 느릿느릿하게 나를 향해 정면에서 휘둘러진다.3m는 넘어보이는 거대하기 그지없는 투박한 돌검은 말 그대로 바윗덩어리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느낌이였다.

    그리고 나는 본능적으로.

    웃으며 그 바윗덩어리에 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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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이 으스러졌다.동화율이 20%에 불과한다고 해도 보통은 끔찍하고 두려움에 떨만할 고통이다.VR게임에서 동화율이 너무 높았던 초창기에는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경우도 잦았다고 한다.

    하지만 왜일까.

    그 고통이 죽음이 모든것이 무력해지는 그 감각이 너무나도 황홀하고 좋아서 나도 모르게 너무 열중해버렸다.강제로 VR기기가 벗겨지는 느낌과 함께 눈앞에 오래비의 얼굴이 가득 들어왔으니까.

    "밥 먹으래 이 망할 가시나야."

    "...아.."

    시계를 올려다보면은 어느새 저녁시간이 되어있었다.아쉬운 내 얼굴과 입가에 맴도는 웃음기를 읽은 걸까 아니면 그냥 눈치가 없는건지 오빠가 내 손을 잡고 강제로 몸을 일으켰다.

    "재미있더냐?"

    고개를 끄덕이자 오히려 고개를 갸웃하며 이게 아닌데,라는 듯한 반응을 보이며 오빠가 다시금 질문했다.

    "튜토리얼은 끝냈어?"

    "아니."

    "...잠깐 너 지금 설마 조각상에서 무기 안받았냐.그러지 않고서야 지금까지 튜토리얼도 못끝낼리 없는데?"

    "카셀, 어떻게 잡아?"

    "무기들고 몇대 치면 2페이즈 돌입하는데 그때 뒤에 문열리거든?그때 졸라 튀면 된다.2페이즈때 카셀 잡으면 좋은템 준다고 하는데 아서라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도 잡은 사람 몇없어.그보다 아직도 거기서 개고생하고 있었냐."

    "...고마워 오빠."

    "너 그런 게임이 취향이였어?"

    아닌데 이건 내가 알던 동생이 아닌데,라며 중얼거린 오래비와 같이 부엌에 가서 저녁식사를 하고는 VR기기를 사준 아빠에게 고맙다는 말과 함께 다시금 부리나케 방안에 들어가서 다시 VR기기를 잡는다.

    전사 조각상을 보고 손을 뻗어 건드리면 먼지처럼 조각상이 무너져 흩어지고 무기와 방패만이 허공에서 툭, 떨어진다.

    그리고 나는 한손검만 들고 다시금 붉은색 문을 열고 들어간다.

    익숙한 거대한 회색빛의 남자가 날 맞이한다.떨어지는 돌검에 몸을 던지고 싶은 본능을 억누르고 옆으로 피하고는 검을 들어 칼질을 시작한다.

    벤다해도 설정상 피도 나지 않고 홀로그램 잔해만이 무지개빛으로 빛나 허공에 흩뿌려져 사라질 뿐이였다.이놈의 망할 성인제한.

    몇번 그렇게 빙글빙글 돌며 칼질을 하자 갑자기 카셀이 울부짖는 모션을 하며 돌로 된 검을 바닥에 내려 박았다.

    울부짖는 모션에 강제로 넉백되어 밀려나간 내 눈에 구석에서 천천히 열린 새하얀 빛이 들어오는 출입구가 보였다.

    과연 저기로 나가면 끝나는거구나.

    그렇다면 나갈수 없다.

    돌로 된 검의 겉면이 산산 조각나고 화려하기 그지없는 이펙트와 함께 새하얀 바스타드 소드가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과 동시에 카셀이 입고 있는 가죽갑옷에 부서진 돌들의 잔해들이 달라붙어 돌갑옷을 구축한다.

    변신이라고 해야할까 2페이즈에 돌입한 카셀이 그렇게 나에게 무서운 속도로 달려들어 검을 휘두른다.

    지금까지의 느릿느릿한 돌검의 속도따위는 장난이라는 듯이 무시무시한 속도의 검이 그대로 검을 들고 있던 내 팔과 등뒤의 횃불이 걸린 기둥을 통채로 잘라낸다.

    팔이 사라진 곳에서부터 불타는 듯한 통증과 압착,쓰라림, 짓눌리는 듯한 고통이 한번에 머리로 몰려 나도 모르게 헤윽, 하고 쾌락에 절린 음성이 튀어나왔다.

    이게 환상통인걸까 팔이 그대로 남아있는 듯한 미묘한 운동감과 뒤틀린 감각이 팔이 잘렸다는 고통을 나에게 다시금 새롭게 느끼게 만들어준다.

    지금까지의 으스러지는 고통과 압착되는 고통과는 뭔가 새롭게 다르다.역시 오빠에게 물어보는게 옳은 방법이였다.

    일정한 같은 고통은 지루하기만 하니까.

    "밤새 게임하기라도 했나 얼굴꼴이 그게 뭐냨ㅋㅋㅋ"

    ".......히죽."

    "진짜냐 너 원래 게임 싫어하던거 아니였냐?공부벌레야?야 벌레야 진짜냐?밤샜어?니가?게임 때문에?"

    옆에서 조잘조잘대는 오래비를 전력으로 걷어차버리고는 게임하더니 폭력적이 됬어!하며 울부짖는 걸 무시하고 씻고 부엌에서 엄마가 상차리는걸 도와주고는 문득 그제야 나는 폰을 들여다보며 실실대는 오빠에게 다가가 질문을 던졌다.

    "게임 이름이 뭐냐고?뭔 게임?응?어제 너 하루종일 하던거?야 튜토리얼만 끝나도 알수 있잖아 너 그냥 귀찮아서 그러는거지?"

    결국 대답해주지 않고 오늘 1교시라니 9시 강의라니!하며 울부짖는 오래비를 한심한 시선으로 바라보고는 학교로 간다.

    "오늘따라 기분이 좋아보이네 주말에 뭔일 있었어?"

    있었지 어제는 다시금 이렇게 속으로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오싹오싹해질 정도로 기분이 좋고 헤실헤실 웃을수 있을 정도로 쾌락적이였으니까.

    옆자리 친구들이 다들 그렇게 물어볼 정도로 평소에 웃음기 하나 보이지 않던 목석이라고 해도 손색없을 사람이 헤실헤실 웃고 있으니 궁금증이 생길만도 하다.

    방과후 수업이 끝나고 평소라면 늦게까지 남아 야자를 해야할 시간에 나는 교무실에 가서 담임선생님께 조용히 이야기를 드렸다.

    "집에서 공부하겠다고?괜찮겠어?"

    집에 돌아가서 게임할 생각을 하며 헤실헤실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왜일까 담임선생님이 떨떠름하게 날 쳐다보며 허락을 해주셨다.

    "감사합니다."

    뭐지 담임선생님이 더욱 안색이 안좋아지셨다.그리고 급히 날 내보내셔서는 나는 고개를 갸웃하고는 반으로 들어가 가방을 챙긴다.

    "어?뭐야 야자 째게?"

    나에게 말하는 같은반 친구의 얼굴은 무슨 하늘이 무너진 정도의 충격에 어안이 벙벙해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심지어 그건 항상 같이 야자하던 친구들도 마찬가지의 얼굴이였다.

    뭐야 왜.

    "집에가서 공부하려고."

    "그렇구나..."

    "다행이야...."

    "내일 서쪽에서 해가 뜨는거 아니지?나 아침에 니 얼굴보고 1교시 내내 해가 어디서 뜰지 무서워했단 말야."

    마지막은 좀 심하잖아.내가 항상 공부만하는...음...공부벌레는...음...으음...가끔 이렇게 게임좀 해도 되잖아.

    고개를 끄덕이며 자아성찰을 마치고는 집으로 돌아와서는 곧바로 방안에 들어가 VR기기를 머리에 쓰려다가 머리핀이 걸려버렸다.

    아으아아

    소리없는 비명성을 내지르고는 일단 진정하라고 스스로를 토탁이며 느긋하게 씻고 옷을 갈아입은채로 경견하게 게임에 접속한다.

    자 오늘도 잘부탁해.

    카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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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능이 끝날때까지 VR은 압수다."

    청천벽력이나 다름없는 소리였다.보나마나 모의고사 점수가 하락한걸 담임선생님이 부모님에게 꼰지른게 분명하다.

    아무리 요즘 야자를 아예 째고 주말을 통채로 VR에 빠져 산다고는 해도 이건 너무 했다.내 삶의 낙을 맛들여 버린 쾌락적인 즐거움을 한순간에 빼앗아 버리다니.

    [레몬 VR방]

    그렇다고 내가 포기할소냐.주말에 도서관 간다고 아침부터 VR방에 기어 들어갔다.훗 들킬일은 없겠지!

    "...동생아 뭐하는 짓이냐."

    오래비야 말로 조별과제한다면서 왜 여기 계십니까.

    집근처에있는 VR방에서 아는 사람을 만날수도 있다는 상황을 가정했어야만했다.그것도 심지어 다른 사람도 아니라 친오빠라면 말이다.

    "VR방은 처음이라고?너 진짜 게임중독되었구나 올바른 길로 온걸 환영한다."

    오래비처럼 공부 때려치우지는 않았다.모의고사 성적이 떨어졌다고 해도 평균 2~3등급대는 유지하고 있단 말이다.

    "여기 커플석 한개 주세...크악?"

    일단 멍청한 오빠의 정강이를 신발로 걷어차고는 비틀거리는 오래비를 쏘아보자 오래비는 억울하다는 듯이 한구석을 가리켰다.

    [커플석 40% 할인 행사중!]

    [남X남 제외]

    VR방 이용료가 조금 비싸긴 해도 집에서 부모님 특히 엄마가 눈을 부릅뜨고 있는데 몰래 하는것보다는 마음편히 하는게 좀더 낫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아까 걷어찬게 그렇게 억울했던건지 심통이 난 얼굴인 오래비와 함께 같은 캡슐형 좌석에 앉아 연결되어있는 VR기기를 머리에 씌운다.

    [레몬 VR방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어떤 게임을 실행하시겠습니까?]

    ...어라라.

    내가 하던 게임 이름, 뭐였더라?

    다,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후후하하 심호흡을 하고 기억해보자 분명히 오래비에게 몇달전에 질문했었을때 들었었다.그러니까.

    튜토리얼 클리어 하면 알수 있잖아?

    음 좋아.

    나는 지체 없이 VR기기을 벗고는 옆에 누워있는 오래비의 옆구리를 전력으로 사정없이 찔렀다.

    "끄아아아아악?!"

    꼴사나운 오래비의 비명성에 주변 몇몇 사람들이 시선이 모아졌지만 이내 커플석에 앉아있는 것을 보고는 다시금 시선을 돌려버렸다.

    "뭐, 뭐하는 짓이냐 동생아."

    왕위를 계승하는 중입니다 오래비...가 아니라.

    게임 이름!게임 이름 가르쳐줘!카셀 보러가야 된다고!

    "너 아직도 카셀잡고 있냐?!진짜?!차라리 그냥 대충 끝내고 나오지?내가 쩔해줄테니까."

    저리 꺼졍.

    내가 반항의 뜻으로 다시금 옆구리를 노리는것을 허리를 뒤틀어 회피하고는 뭔가 삐진건지 안알려준다고 하면서도 그냥 최신실행목록들어가서 실행하면 된다고 투덜거리듯이 중얼거렸다.

    남츤은 수요가 그렇게 없어 오래비.

    그리고 한참뒤에 한창 스트레스를 풀고 있는데 또다시 강제로 VR기기가 벗겨졌다.범인은 안봐도 눈앞에 있는 오래비겠죠 압니다.

    네놈을 죽여버리겠다.

    "점심먹자."

    당연히 오빠가 사주는 거겠지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살짝 아쉬움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VR기기를 몇일간 압수당해서 쌓인 스트레스는 어느 정도 해소했다.

    하지만 점심메뉴가 불만이다.

    매우 불만이다.

    왜 하필이면 분식집이야 다른 맛있는 것도 많은데 굳이 분식집을 고른건 역시 돈때문인가 알바 하고 있는것도 같지 않는데 부모님에게 용돈도 안받고 있구 생각해보니 도데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거지 이 오래비는.

    그래서 나는 굳이 치즈돈까스에 떡볶이를 시켰다.음 분식집 치즈돈까스는 무지 비싸지롱!어떠냐!하고 오래비를 쳐다보았지만 오래비는 돈까스가 먹고 싶었으면 이야기를 하지 일식집 데려가 줬을텐데, 라고 말하면서 김밥하고 라면을 시켰다.

    ....당했다?!

    그리고 결국 떡볶이도 치즈돈까스도 양이 너무 많아서 다 못먹어서 오빠에게 SOS를 날릴 수밖에 없었다.오빠가 많이 먹어줘서 이 동생은 기쁘답니다.

    물론 이렇게 많이 쳐먹고 바로 VR방에 가서 드러눕는다는 미친짓은 저지르지 않았다.당연하다는 듯이 VR방으로 가려던 오래비의 귓방맹이를 잡아뜯어 방향을 강제로 선회시킨다.

    소화좀 시킬겸 주변을 빙글빙글 돌며 산책을 하고는 그 잠깐의 산책으로 지쳐버렸다면서 그새를 못참고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아들고 혼자 마시고 있는 오래비와 함께 다시금 VR방으로 향한다.

    참고로 그날 저녁늦게까지 VR방에 있다가 집에 오는 바람에 엄마에게 무지하게 혼나버렸다.

    분명 혼자 음료수 홀짝이길래 걷어찼던 복수로 망할 오래비가 일러바친게 분명하다.아니면 그냥 엄마의 유도심문에 덤으로 걸렸다든가.

    오래비 변명같은거 잘 못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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