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ppocampus]메마른바다 - 11

163일전 | 192읽음

장이 꼬여서 죽어버릴 거다.



눈물콧물에 이어 반쯤 벌린 입에선 침이 질질 흘러내렸지만 발작이라도 하는 듯 경련을 일으키는 몸은 땅에 달라붙은 채 꼼짝도 하지 못했다.고요한 숲속에 한가로운 새소리가 들려온다.냇물이 졸졸 흐르는 소리, 곤충의 날개가 맞닿아 비벼지는 소리, 풀 내음, 흙 내음, 쾌청한 숲의 공기.미미한 경련을 일으키면서도 주위의 미세한 소리나 냄새, 바람의 감촉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의아스럽다.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몸 대신 정신만은 또렷해서 나를 둘러싼 숲을 느끼며 한가로운 생각에 잠겨있었다.



그래...언젠가 사촌 형들과 함께 놀러 갔던 계곡의 숲도 이런 내음을 가지고 있었다.도시락으로 준비해간 멋대가리 없는 주먹밥이 그때는 어떤 별미보다도 맛있었고 울퉁불퉁 튀어나온 바위를 타 넘거나 나무 가지에 매달리며 놀면서 어떠한 두려움도 가져보지 않았다.어린 나에게 숲이란 것은 다이나믹한 놀이터에 불과했다.이게 주마등이란 건가?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옛일이 생각난다는데....하지만 주마등치곤 너무 단순하잖아. 기껏해야 어릴 때 산에 놀러 갔던 추억이라니.좀 더 그럴듯한 추억들도 많은데 말이다.가령 오세준 놈들에게 화려하게 얻어맞고 다니던 일이라던가.....진유현이 지하창고에서 한 짓이라던가....그 정도 추억은 떠올라야 나중에 죽어서 원혼이라도 될 텐데 말이지.



"흐흐흐....으흐흐흐....."



놈이 무슨 짓을 했는지 솔직히 전부 기억하고 있지는 않다.생각나는 것은 미칠 듯이 고통스러웠던 몸의 기억과 광인의 얼굴을 하고 있던 진유현의 눈. 목이 터져라 외쳐대던 내 목소리와 후끈하게 끼쳐오는 혈향. 그리고 한도훈의 비명소리. 아....생각해보니 좀 더 기억이 나는 것 같기도 하다.바닥은 차가웠고 시멘트 바닥에 쓸리는 등도 무척 아팠던 것 같다.진유현은 나를 산 채로 잡아먹고 있었고 아무거나 잡히는 대로 쥐어뜯고 할퀴고 주먹으로 치던 내 손은 까지고 갈라져 피투성이였다.



기절했던 것은 몸의 고통 때문이었는지 정신적 충격 때문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다만 어렴풋이 짐작하건대 내가 깨어났을 때 외할머니를 닮은 한도훈의 할머니가 옆에 없었다면 정말로 미쳤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외할머니....보고싶다....이제 나 죽으면 할머니를 만날 수 있는 건가.멍하니 풀밭에 누워 울창하게 드리워진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새파란 하늘을 바라다 보았다. 하늘은 시리도록 파래서 시야를 가리는 저 나뭇가지들을 다 치워버리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



어느새 고통도 가라 앉았다.정신도 점점 맑아진다.제길...아직 살아있구나.사고가 나고 정신을 차렸던 첫날은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기만 했다.시간이 얼마나 흐른지도 모르겠고 내가 서 있는 장소가 어딘지도 몰라 가만히 앉아 구조대만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습하고 희뿌연 안개 속에서 멍하니 있자니 머리가 돌아버릴 것 같았다.결국 못 견디고 비명을 지르며 숲을 내달렸다.그 땐 제정신이 아니었다.미친 듯이 울부짖다가 넘어지고, 그 자리에서 펑펑 울다가 다시 일어나 전력으로 산속을 헤집고 다녔었다.



막연한 공포가 엄습해오고 한번 공포스럽다고 느낀 몸은 무엇에 대해 두려워 하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그저 무섭고 무서워서, 그럼에도 뭘 어찌할 줄 몰라 몸서리치면서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었다.그러다가 물줄기를 하나 발견하고 그 안에 머리를 처박고 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가느다란 시냇물은 생명줄이었다.일단 시냇물을 따라가다 보면 산속에서 같은 길을 빙빙 돌진 않을 테고 운 좋으면 인가를 찾을 수도 있을 터였다. 인가를 못 찾아도 어쨌든 산 아래로는 내려갈 수 있을 테니 마을이나 하다못해 찻길이라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이 생겼다.



배가 고프면 물을 마셨다.하지만 물만으로는 공복감을 채울 수 없어서 아무거나 그럴듯해 보이는 걸 주워다가 입에 넣고 호되게 당하기도 했다. 그나마도 열매로 보이는 걸 잘못 먹었다 탈이 난 뒤로는 함부로 집어먹지 못하게 되었다.나흘째인지 닷새째인지 모르겠다.머리는 어지럽고 눈은 빙빙 돈다.사람이 며칠동안 아무것도 못 먹고도 이렇게 멀쩡히 움직일 수 있었나 의아했지만 어쨌든 지금 나는 움직이고 있었고 비어버린 속은 배고픔을 너머 이젠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는다.이따금 참을 수 없으리만치 쑤시긴 했지만 그럴 때마다 냇물을 마시면 그런대로 진정이 되곤 했다.



시냇물을 따라가면 뭔가 나아질 줄 알았다.아니, 확실히 이 물줄기 덕분에 목숨을 부지하고 있긴 하지만 내가 바라던 인가는커녕 하다못해 오두막집 한 채 보이지 않는다. 가도가도 울창한 산림뿐이고 배를 채울만한 어떤 것도 눈에 보이지 않았다.있어도 뭐를 먹어야 되는지 알 수도 없을 것이다.때때로 미치도록 허기가 지다가도 어느새 미약한 속쓰림 외엔 아무렇지도 않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극도록 피폐해진 신체와 정신 상태는 나 스스로도 느껴질 만큼 쇠약해져 가고 있었다.



나를 산 속에 버려둔 게 정말로 진유현일까 끊임없이 되물었다. 물론 이런 짓을 할 녀석은 그 자식밖에 없지만 나는 이런 일을 당할 만큼 못된 일을 하지 않았다. 하긴, 지하실에서의 일도 있다. 그래도....그래도 이건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인데...내 무엇이 녀석의 심기를 거슬렸는지 답답해서 속이라도 갈라 바람을 쐬고 싶은 심정이다. 아무리 사람이 미워도 보통 이렇게까지 하냐. 이렇게까지 할 정도로 내가 꼴 보기 싫었냐. 그렇게 웃고, 그렇게 장난치고...초 여름의 뙤약볕아래서 물싸움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사소한 일상의 투닥거림조차 즐거움으로 남았다고 생각한 건 나뿐이었냐구. 너를 친구라고...어쩌면 조금은 친구 이상으로 좋아했을지도 모르는데...네가 좋았는데...



문득 정신을 차리니 내가 울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흐느낌도 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은 점차 오열로 변해가고 있었다. 미치도록 서럽고 슬프고 원망스러워서 머리가 띵해지고 호흡이 곤란해지는 것도 아랑곳 없이 얼굴을 틀어쥐며 온 몸의 수분을 짜낼 듯 울었다. 울고,원망하고,저주하며.그럼에도 안타까운 마음을 애써 끊어버리려 노력하며...나는 조금씩 죽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까맣게 의식을 놓았다.



정신 차렸을 땐 한밤중이었다.뼈에 사무치는 추위를 느끼며 몸을 일으켰을 땐 이미 보름달이 중천이었다.풀벌레 소리가 들리고 멀리서 늑대인지 개인지 모를 동물의 울부짖음이 들린다. 부엉이 소리, 뻐꾸기소리...밤의 숲은 많은 소리를 품고 있었다.벌렁 누워서 바라본 밤하늘에 나무 가지사이로 무수한 별들이 나를 잡아먹을 것처럼 쏟아지고 있었다.상황이 달랐다면 낭만적인 풍경에 도취되었을지도 모르지만 현실은 매우 고통스러웠다.



풀벌레가 살갗을 기어오르고 있고 모기가 달려들고 있었다. 날파리가 목과 얼굴 근처를 간지럽혔고 귓가의 애앵~하는 소리는 소름 끼쳤다.밤 기온은 뚜욱 떨어져 있었고 새까매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풀 숲 저 너머에서 금방이라도 머리를 풀어헤친 무언가가 튀어 나올 것 같아 심장이 오그라들었다.졸졸 흐르는 물소리도 위안이 되지 못했다.이제는 제법 작은 강이라고 해도 될 만큼 넓어진 물줄기는 밤이 되니 물속에서 뭔가 스윽-하고 올라올 것 같아서 바라보기가 겁났다. 더구나 그냥 있어도 벌레들이 득시글한 산 속인데 물가에 있으니 모기들이 잔뜩 달려들었다.쉴새 없이 팔이나 얼굴 등을 때리며 달라붙는 모기를 떨쳐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힘이 들어 가지않아 더 이상 팔을 움직이는 것도 버거웠다.



몸을 일으켜 조금 걸어보았다.밤이라 어두웠지만 달빛에 의지하여 계속 걸었다.무서웠다.벌써 몇 번째 맞는 밤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리 해도 적응이 되지 않는다.어둠에 대한 공포는 숲 저편에 무언가가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촉진시켜 나 스스로 공포스런 망상에 사로잡히게 되고 만다.들짐승이 있을까...아니면 귀신일까....아니,아니,그냥 이 어둠자체가 무서운 거다.추위에 오그라드는 건지 무서워서 떨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밤이 싫다. 금방이라도 신경줄이 끊어질 거 같다.미쳐버릴 거야...이러다간 죽기 전에 정말로 미쳐버릴 거라구!!!



"엄마....."



언제부터 였을까, 내가 엄마를 어머니라고 불렀을 때가...진유현을 향한 증오도 어둠 속의 공포도 어느새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바뀌고 있었다. 보고 싶다.사업이 다시 활기를 찾은 이후 다정한 말 한마디 건네주지 않던 아빠도, 바쁜 일 탓인지 좀 처럼 나를 웃으며 반겨주지 않던 엄마도 사무치도록 보고 싶었다.최근 몇 년간 차가운 얼굴만 보아온 어머니지만 어렸을 때 배가 아프면 문질러주던, 외할머니를 닮은 그 따뜻한 손의 엄마를 난 기억한다.



"엄마..."



그리운 얼굴이 지나간다.애써 예전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민태의 얼굴과 어색한 웃음으로 장난치던 형석이와 진영이의 얼굴이 떠오른다.딱딱한 표정의 한도훈도 지금은 너무 보고 싶다.다들 무사한 걸까.그 사고에서 모두 큰 상처 없이 무사한 걸까.내가 없어져서 모두들 놀라지는 않을지, 부모님은 또 얼마나 걱정해주실지...아니야...과연 걱정해 주실까....만약 없어져서 잘 됐다고 생각하시면 어떡하지?



일주일째 되던 날.아니, 일주일이 지났는지 어쩐지 사실 모르겠다. 어쩌면 8일이 지났을 수도 있고 9일이 지났을지도 모른다.아무튼 며칠 지났느냐는 것은 내게 중요하지 않다.비가 오고 있었다.새벽에 한두 방울 쏟아지던 비는 점점 거세어져 어느새 폭우로 변해 있었다.작은 강이 된 냇물은 비가 쏟아 지면서 순식간에 물이 불어나 흘러 넘치기 시작했다.그 모양을 멍하니 바라보며 움직이지도 않는 다리를 힘겹게 옮겨보았다. 이렇게 죽는구나.굶어죽는 줄 알았는데 물에 빠져 죽겠구나.



몸을 피할 만한 동굴을 찾는 것도 나무 밑에 숨는 것도 할 수 없었다. 의욕도 없었고 그런 것을 찾다가 이 물줄기 마저 잃어버리면 빗속에서 길을 잃게 되고 만다. 솔직히 강물을 따라간다고 해서 인가가 나타나리란 바람은 예전에 버린 지 오래였다. 이 빌어먹을 산은 깊고 울창해서 겨우 평지가 나타났나 싶으면 다시 계곡이 이어지는 경우가 다반사. 몇 번이고 실망에 실망을 거듭할 뿐이었다. 그렇다고 다른 대책이 있는 것도 아니고 숲속 생활에 대한 사전 지식을 배운 적도 없기 때문에 이 물줄기에 의존해서 걷는 수 밖에 없었다. 다른 대책을 생각할 정도로 제 정신도 아니었다.그래서 비가 와도 강 옆을 떠날 수 없었다.먹지 못해 쇠약해진 몸은 비에 체온을 뺏겨 점점 차가워졌고 발목까지 물속에 잠긴 다리는 무거웠다.



찰박찰박거리며 넘쳐 흐르는 강물을 따라 걸었다.몸에서 열이 난다. 생각해 보면 며칠 전부터 열이 나고 몸에 오한이 들기 시작했던 것 같다.몽롱한 의식에 내가 제대로 걷고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웠다.눈앞이 흐릿해지고 호흡이 곤란해졌다.머리 속으로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그저 떠오르는 건 약간 쑥스러운 듯 멋쩍게 웃던 진유현의 얼굴이었다. 그렇게 웃지 말아줘.죽는 순간 가장 아름다웠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지 말아줘.저주할 거니까. 아니, 저주하고 싶으니까. 너를 증오할 거니까.멀어져 가는 의식을 잡으려는 노력도 없이 나는 그대로 물위에 쓰러졌다.



타닥-타닥-불에 타는 장작더미 소리가 아늑하게 들렸다.무거운 눈꺼풀을 움직여 눈을 떴을 때 낯선 오두막집 천정이 보였고 창 밖의 비바람 소리가 멀게 느껴졌다. 이따금씩 치는 천둥 번개는 무섭다기 보다 따뜻한 오두막집의 분위기를 더 아늑하게 해주는 연출 같았다.눈을 뜨고도 한동안 멍하니 누워 있었다.창 밖과 대조되는 이질적인 오두막 안의 정경이 그림 같다.빗줄기는 기세 좋게 오두막집 지붕을 두드리고 있었고 유리창과 맞부딪치는 빗줄기의 파열음은 리드미컬하다. 주황색, 혹은 붉은색으로 타오르고 있는 벽난로의 불꽃은 어두운 실내를 은은하게 비춰준다.



"끙..."



어지러운 머리를 겨우 추스르며 몸을 일으켜 앉았다.마음과는 달리 핑-하는 현기증이 들어서 이마에 손을 짚고 잠시 행동을 멈춰야 했다. 호흡도 힘들었고 매우 피곤했다.침대는 딱딱했고 이불은 다 낡아 좀먹어 있었지만 저 장작불 때문인지 춥지는 않았다. 그러고 보니 구수한 냄새도 나는 것이 장작 위에 걸어 놓은 작은 솥에서 무언가가 끓고 있는 듯했다.굉장히 조잡한 오두막이었다.넓이는 우리집 거실만 했지만 그 안에 침대, 벽난로, 의자, 테이블 등이 갖춰져 있었고 구석엔 여러 가지 물건들과 용도 모를 짚 더미들이 쌓여 있었다. 아무래도 원룸처럼 이 방 하나가 오두막집의 전체 공간인 듯싶었다.



바닥엔 마른 나뭇가지며 흙 모래가 지저분하게 널려 있어서 신발 없인 걸어 다니기 곤란할거 같았고 몇 안되는 가구 역시 낡고 조악한 것들이었다.등산객들이 가볍게 쉬고 가는 작은 산장인가...하고 생각했다.그러고 보니 옷이 갈아 입혀져 있었다.잔뜩 젖어버린 내 옷은 어느새 말려져서 침대 머리맡에 차곡차곡 개어져 있었고 나는 환자복 같은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검은색이 거의 쥐색으로 바랜 옷은 군데군데 헐어 있었지만 착용감은 나쁘지 않았다. 아직 몸에 열이 있고 어지러웠지만 그럭저럭 살 만 하다. 팔다리에 힘이 쉽게 들어가지 않아서 침대 위에 앉은 자세 그대로 별다른 움직임은 하지 못했지만 의식만은 점차 또렷해져서 그제야 지금의 상황을 현실로 인식하기 시작했다.아...그래....살았구나....



"흐흐...흐...."



입가에서 신음 같은 웃음이 흘러나왔다.살았다는 것에 대한 안도인지 죽지 못해 아직도 살아있는 자신의 끈질긴 생명에 대한 비웃음인지 나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어쨌든 중요한 것은 내가 살았다는 것이다.



"으흐흐흐흐흐...."



이유없이 웃음이 새어 나왔다. 뜨거운 액체가 볼을 타고 흘렀다.창 밖의 하늘에 새하얀 나뭇가지를 새기며 번개가 달렸다. 이윽고 세상을 진동시키는 천둥소리가 번개를 따라 이어졌고 그 와중에도 비는 쉬지 않고 내렸다.타닥-타닥-.이제 돌아가기만 하면 아무것도 두려울 것은 없었다.진유현이 지금 당장 내 눈앞에 나타나 달려든다 해도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살았으니까.살았으니까.......그것 이외에 무엇이 더 필요할까.....작은 오두막집이 주는 포근함에 넋을 놓고 가만히 타오르는 불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러던 중 문가에서 찰박찰박하는 요란한 발소리가 들리고 세찬 기운으로 오두막집의 낡은 문이 열어 젖혀졌다.



"앗 차거라- 어휴. 비 한번 지독하게도 내리네."



짚단을 얼기설기 엮어 뒤집어쓴 작은 체구의 사람이 들어왔다. 어깨쯤에 짚단을 하나 둘러쓰고 머리에도 모자처럼 하나 뒤집어 쓴 그 차림은 옛날 사람들이 하고 다니던 도롱이 같았다. 그 사람은 빗방울을 털어내며 수선을 떨더니 침대에 앉아 있는 나를 보고 목소리가 밝아 진다.



"우와앗! 깨어 나셨군요!! 어디 편찮으신 덴 없으세요?"



이 사람이 나를 구해주었나 보다.나는 덜덜덜 떨리는 손을 부여잡고 고마움에 겨워 뭐라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내가 지을 수 있는 최대한의 밝은 표정을 지었다. 너무 고마워서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예. 덕분에 살았어요. 정말 뭐라고 감사해야 할지...."



그리고 다음 말은 이어지지 못했다.은인이 몸에 둘러쓴 짚단들을 치워버리자 만면에 웃음을 띠고 드러난 얼굴은 내가 아는 얼굴이었기 때문이었다.정민태였다.



"정민태?"


"?"



민태는 무슨 소리냐는 표정을 하고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 짧은 침묵을 참을 수 없어 정신 나간 사람처럼 그에게 달려들었다.



"살아있었구나!!!!!"



비틀거리는 몸 어디서 그런 힘이 나왔는지 나 스스로도 놀랐다.있는 힘껏 민태를 끌어안자 주책없이 눈물이 나왔다.



"살아있었구나...살아 있었어..."



가슴에서 복받치는 눈물을 참을 생각도 않고 쏟아내었다.단지 일주일 넘게 못 봤을 뿐인데 몇 년 만에 만난 것만


RELATED 86 [Hippocampus]메마른바다 - 12 163일전 72 [Hippocampus]메마른바다 - 13 163일전 74 [Hippocampus]메마른바다 - 14 163일전 75 [Hippocampus]메마른바다 - 15 163일전 77 [Hippocampus]메마른바다 - 16 163일전 69 [Hippocampus]메마른바다 - 17 163일전 72 [Hippocampus]메마른바다 - 18 163일전 66 [Hippocampus]메마른바다 - 19 163일전 63 [Hippocampus]메마른바다 - 20 163일전 95 [Hippocampus]메마른바다 - 21 163일전
TODAY BEST 더보기 3164 [천연과실]라스넬 - 1 163일전 2599 [청몽채화]화랑세기 - 1 163일전 1055 [아키즈키 코오] 후지미교향악단 3부 - 1 163일전 1157 [떠오른구름]붉은장미꽃처럼 - 1 163일전 1935 1.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 1 163일전 1516 [에르아르]붉은 여왕red queen - 1 163일전 1131 [아카네]The Rabbit Holic 1,2부 - 1 163일전 2254 [진무이]엉겅퀴 - 1 163일전 1134 [Hippocampus]메마른바다 - 1 163일전 1291 블레싱. - 1 163일전 1770 [레드럼] The game 4round - 1 163일전 1533 [반] blue blue friday 외전 - 1 163일전 664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 1 163일전 2047 [미코노스]2.복숭아는 맛있다 - 1 163일전 1114 [voice]강수, 강공에게 걸려넘어지다-1부 - 1 163일전 2552 [헤이어]_내_침실에_원시인이_산다_내_정원~외전 - 1 163일전 1330 [조흔이한]선생님 사랑해요 1,2부 - 1 163일전 630 [판타지]엘디아룬 - 1 163일전 1775 [헤이어]닭뼈의 왕자님 - 1 163일전 910 3.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 1 163일전
다음 페이지
요청게시판 요청하기
진행중 미네 똥차가고 벤츠온다 외전 진행중 그웬돌린 화도월해 외전 그리하여 진행중 Diaphonic Symphonia 1, 4, 5권 진행중 뜅굴이 님의 리로드 진행중 [g바겐]트레이스 진행중 강수뎐 본편(성균관 유생/암행어사)부탁드립니다. 진행중 하현달님의 방구석 로맨스 부탁드립니다. 진행중 우주토깽 님의 짐승같은 그대 완결편까지 모두 부탁드립니다. 진행중 jaya 님의 와일드 브라더스 부탁드립니다. 진행중 엘제이 한성야사